Ep1. 당신이 미처 몰랐던 당신의 결혼생활이 행복한 이유

Ep1. 당신이 미처 몰랐던 당신의 결혼생활이 행복한 이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다양할 것이다.

풍족한 돈, 가족들의 간섭이 없는 것

혹은 애정표현을 잘하는 것도 많은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물론 위에 나열한 이유들도 그렇고 써놓지 않은 모든 이유들까지

결혼생활에 필요한 조건이자 행복의 원인임에는 틀림없지만

오늘은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그리고 어쩌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당신도 생각지 못했던 그 이유 하나를 얘기해 보고자 한다.

 

 

 

나는 결혼을 막 했을 당시 같이 사는 게 즐거웠고 재미있었지만

행복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려웠다.

재미와 행복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굳이 결혼만 하면 무조건 행복해라고 말할 수 없기도 했고,

 

‘결혼생활 1년 까지는 엄청 싸운다더라’

이런 말들을 하지만 우리는 큰소리 내며 싸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남편, 아내 역할에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였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았었다.

여전히 우리는 데이트를 하는 느낌이었고 남자친구, 여자친구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결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주어진 책임과 의무감은 결혼 자체를 후회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혼생활의 전환점이 된 건 1년이 지나고부터.

서로의 생활 패턴을 챙기기 시작했으며, 사소한 습관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것이 단순한 결혼의 안정감인 줄 알았다.

 

 

 

이후 우리는 상대방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더 확실하게 받았으며,

결혼은 행복한 것이구나를 느꼈고 남들에게 자신있게 결혼을 추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기서 잠깐,우리 부부의 결혼생활이 행복해지게 된 이유가 시간이 흘렀기 때문일까

남편, 아내의 역할을 해야 될 때가 몇 번 있다 보니 자연스레 우리는 남편과 아내가 된 것일까

사랑의 크기가 더 커져서 결혼생활이 행복해 진 것일까

 

나는 이것이 우리의 사랑과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날은 상대방과 술 한 잔 기울이며

나는 우리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우리 요즘 너무 행복한 것 같지? 왜 이렇게 달라졌지? 우리가 서로에게 잘해서 그러나?”

 

그리고 상대방의 한 마디,

“우리가 서로에게 잘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우리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의 배려가 있기 때문이야”

 

 

 

배려,

부부 사이의 배려만 생각했지 나는 우리를 벗어난 관계에서 배려라는 단어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내가 자각하지 못했을 뿐 사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미 배려를 받고 있었다.

 

상대방의 부모님께 처음 인사드린 날,

도대체 나라는 사람을 언제부터 아셨다고 그렇게 이뻐 하셨으며

나의 부모님은 상대방의 무엇을 보고 흔쾌히 결혼 허락을 하셨던 걸까.

그것은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딸이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부모님들의 배려였던 것이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떨어져 산다는 이유로 살뜰하게 챙기지도 않고

1년에 손꼽아 보는 며느리, 사위가 뭐가 이뻐서 그렇게 반갑게 맞아 주시는 걸까

여전히 부모님들은 우리의 행복을 위해 배려를 실천하고 계신 것이다.

 

부모님 이외 친구 혹은 사회에서 어떤 이해를 받았다면 혹은 받고 있다면

그것은 상대방이 나를 위해 주는 배려였음을 그 날 술잔을 기울이며 알게된 것이다.

 

그 이후부터 더 많이 변했던 것 같다.

좋은 일, 기쁜 일, 행복한 일의 원인에 배려라는 단어를 올려놓고 보니 그 상황에 더 감사하게 되었고,

대방과 나 또한 서로에게 배려를 더 많이 하니 돌아오는 사랑의 크기는 더 커졌다.

 

 

 

혹자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할지 모른다.

사실은 마음에 안 들어 뒤에서 욕할 수도 있다고.

단지 앞에서 말을 안 할 뿐이라고.

나는 그것도 큰 배려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내 자신을 스스로 효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당연히 시어른들은 서운한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며,

바쁜 사위에게 우리 부모님도 서운한 점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에게조차 단 한 번도 흉을 보지 않은 어른들에게 감사할 뿐이며,

설사 욕을 하시더라도 대놓고 하지 않는 그분들의 노력에 오히려 박수를 쳐주고 싶을 뿐이다.

 

배려,

결혼생활을 하면서 이 단어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일상의 작은 사소함이 나에게 안정을 준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나에게 배려해 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며,

그것을 발견하는 만큼 행복의 이유는 더 많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배려가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내가 받는 배려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결혼생활의 행복으로 귀결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무라언니(eliner.y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