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차가 되어서야 깨달은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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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으로부터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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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남편 : 자기야, 제안할 게 있어

무라언니 : 읭, 갑자기? 뭔데?

무라남편 : 얼마 전에 나 혼자 산다에 나온 허지웅 얘기도 그렇고, 카페에서 그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봤어

                그 사람이 쓴 글을 봤는데 아픈 걸 알게 되는 순간 뭐가 중요하고 아닌지를 확 깨닫는다는 거야

                그러면서 그 사람 하는 말이 본인은 안 아픈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절대 스트레스 받고 살지 않을 거래

무라언니 : 아......(끄덕끄덕)

무라남편 : 그래서 나는 결심했어!

                서두르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천천히 가기로.

                물론 나는 열심히 살 거야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열심히 할 거고, 더 키울 거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으면 좋은 거고

                근데 스트레스 받으면서까지 매달리지는 않으려고.

                즐길 건 즐기고 쓸 건 쓰면서 행복하게 살되 열심히는 살 거야.

무라언니 : (끄덕끄덕)

 

 

그렇다,

나는 분명 많은 말을 했던 것 같지만 돌이켜 보면 그냥 다 끄덕끄덕이면 됐을 법한 말이었다

 

대화에서도 보듯이 5년을 함께한 우리 부부의 화두는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이다

요즘 들어 우리 부부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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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을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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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말해주고 있다

집착을 버리라고.

 

 

우리의 결혼생활을 되돌아 보면 행복했었다

새로운 사업을 같이 시작했고, 돈도 벌어가면서 둘의 취향껏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기도 했고

여행은 편하게 다녀야 한다면서 돈을 아끼지 않았으며 그냥 뭘 함에 있어 돈 쓰는 기준이 없었던 것 같다

아직 어리고 초보여서 그랬을 지도....

 

 

그리고 나름 힘도 들었던 것 같다

더 많이 벌자, 더 좋은 집에 살자,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 부동산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의 노후는?

온통 머릿속엔 돈을 어떻게 하면 더 벌 수 있을까로 가득 채워진 나날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나날들 속에서 가끔씩은 예민해지고,

이루지도 못할 욕망 때문에 우리는 왜 싸우고 있는지;;

 

 

최근에도 우리는 좀 힘들었었다

왜냐면 매일 '집'에 대한 얘기를 했기 때문에

 

 

'아마 부동산 얘기를 하는 부부들 중에 안 싸우는 부부는 몇 없으리라'

 

 

서울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솟는데 그 기차에 올라타지 못한 우리는 조급해졌고,

돈을 따져가며 계산을 해 가며, 대출을 풀어주지 않는 정부를 원망하며 어떻게 하면 집을 마련할 수 있을까

그런 와중에 어떤 집, 어떤 동네, 대출은 얼마, 그럼 갚아야 할 돈은 등등 돈에 관련된 얘기를 하면 할수록

우리는 끊임없이 도돌이표만 찍었던 것이다

 

 

뭔가 집 얘기만 할 때만

둘 중에 하나는 꼭 서운해졌다

 

 

그리고 삐졌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각자 마인드컨트롤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서점에서 진짜 오랜만에,

아니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에세이? 수필? 그런 류의 책을 구입했다

내 마음을 어떻게 좀 컨트롤 해 줄 수 있는 그런 거

자기계발서 말고 그냥 지나가는 인생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누군가는 사서 보긴 아깝다고 할 만한 그런 책

 

 

 

 

그리고 우리는 다시 얘기를 시작했다

 

 

돈을 쓰고 나서 우리의 기억에 남고 아까워하지 않는 부분, 기억도 안 나고 아무렇지도 않았던 부분을 나누었는데

 

기억에 남는 카테고리 : 여행, 먹는 것, 가끔 사는 소소한 명품

기억에 남지 않는 카테고리 : 어중간한 쇼핑, 배달음식, 백화점 vip 

 

 

그래서?

우리의 결론은 이거다

당장 이사갈 거 아니면 지금 얘기할 필요는 없다 그때가서 해도 된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삶과 서로의 시간에 좀 더 집중하자

 

부동산에 계속 관심을 갖고 공부는 해야겠지만

최근 오른 부동산 가격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 하지는 말자. 대신 느긋하게 때를 기다리자.

 

 

쇼핑?

어중간한 충동구매 말고 돈 제대로 모아서 제대로 한 번씩 제대로 된 걸 사자는 것

그러나 지금 당장 비싼 걸 못 산다고 해서 절망하지 말자. 

용돈도 모으고 여력이 되어 살 수 있다면 그때는 마음껏 기분좋게 사자.

 

 

여행갈 때 숙소는

그래 까짓 거 최고급으로는 못 가도 저렴한 곳만 골라서 다닐 이유는 없지 않은가

비싸고 좋은거 1년에 한 번인데 예약하자!

하지만 그외 생활에서 아낄 건 아끼자.

 

 

그리고 이 모든 것에 스트레스는 없다

이번달에 얼만데 여행가면 얼마고...뭐라고? 오마카세? 휴우

이렇게 돈 쓰는 모든 일에 걱정근심 다 내려놓고 그래 우리 잘 따져보자 뭐가 더 우리에게 행복할까 이러면서

 

 

물론!

무라부부는 상당히 소심하기 때문에 돈을 흥청망청 쓰지는 못한다

다만 돈을 위해 달려가지 않고, 돈을 어디에 써야 좋은지 정확히 기준을 세워놓고 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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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내가 함께하는 그 시간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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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업을 키우고 집중하는 것은 ok

그러나 그거에만 매달려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함께 키워나가는 것에 집중하되 쉬어갈 때가 오는 순간에는 바로 놓고 쉴 수 있는 브레이크를 꼭 갖고 살자

 

 

그래서 요즘 돈의 쓰임새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정립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우리의 모토는 근검절약이 아니기 때문에 쓸 때는 마음 편히 쓰는 게 목표이다

때문에 카테고리마다 어? 아끼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라는 부분도 있겠지만

무라부부가 행복하다면야.! 

 

 

 

 

 

 

그래서 우리는 올해 연말여행을 준비해 놨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백화점을 잘 안 갈 거라서 vip 근처에는 가지도 못할 것이다

진짜 저거 따려고 돈 맞춰서 쓴 거는 쓰잘데기 없는 짓이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근교 데이트를 다니는 게 훨씬 나았다고 생각함....

 

 

그런데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

둘이 가는 연말여행이 나는 너무 기대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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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무라부부는 아직 아이가 없기 때문에

이미 부모가 된 분들의 눈에는 우리가 꿈꾸는 이 나날들이, 우리의 생활들이 비현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 아이가 생기면 다 해주고 싶고, 책임감 때문에 삶의 질이 어딨어 열심히 벌어야지

 

그래서 아직 우리는 아이를 낳을 엄두조차 안 난다

부모가 될 자신도 없고 아직은 이런 하루하루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결혼생활을 하면 할수록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자녀계획이 바뀌는 순간 우리의 인생 모토도 바뀌겠지만

일단 오늘은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되길,

그리고 같이 장 보고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길 바랄 뿐이다